출가 수행자가 되어 보자 글/손처사 가정을 이루고 처자와 권속을 거느리고 살며 갖가지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더라도 법을 얻을 수 있는 길은 항상 열려 있다 진리란 오직 진리만을 찾아 집을 떠난 사람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출가란 세상을 살아가는 중에 있으니 반드시 사람과 단절하거나 도피하려 해서는 안된다 세간을 벗어난다는 출가란 세상일에 탐내고 집착함에서 벗어난다는 것이지 육체를 세상에서 격리시켜 영원히 인간사회와 인연을 끊는 것은 아니다 가끔씩 도를 닦는다고 출세의 길은 세상 밖에 있다며 산골짜기에 들어가 아예 사회적 교제를 끊고 세상을 귀찮은 존재로 보아 비관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견해이다 연꽃은 진흙 속에서 나지마는 진흙에 더럽혀 지지 않고 도리어 선명하고 미묘한 향내를 낸다 이와 같이 몸은 세속에 있지만 마음은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신의 꽃을 피워 세상을 두루 섭렵하며 미묘한 향내를 내는 것이 출세간의 정신이다 내 마음을 삿되지 않게 계율을 지켜가며 바르게 집중하여 관조하는 힘을 갖추어 세상을 섭렵할 수 있도록 자신을 다스리는 것이 출가 수행자이다 겉모습이 수행자의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속인들 보다 더 못한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몸에 가사를 걸치고 먹물 옷을 입었다 하더라도 악에 빠져 스스로를 자제치 못한다면 악행자의 무리에 휩쓸려 죽음에 이르러서는 지옥불에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반면에 세상 속에 살지만 마음만은 출가한 사람들 또한 얼마나 많은가 항상 몸과 말과 행동을 조심하여 모든 세속의 집착과 욕망을 다스리고 번뇌를 다스려 고요함을 즐기는 이라면 곧 이는 출가한 수행자이다 세속의 인연들은 서로 간에 얽히고 설킨 애욕으로 맺어져 있다 걷잡을 수 없는 애욕을 그대로 두면 그에 집착하여 온갖 근심을 만들어 가지만 이 애욕의 인연들을 지혜의 칼로 베어버리고 애욕의 뿌리를 없애어 그 뿌리가 내리지 못하게 하고 낫으로 갈대를 베어 내듯이 하여 다시는 마음에 애욕이 일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인생의 길에서 함께할 수 있는 도반이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든든한 힘이 아닐 수 없다 지혜로운 도반이 없다면 차라리 혼자서 무소의 뿔처럼 모든 이들을 스승으로 삼아 살아가는 것도 아름답다 아내는 도반이요 자식은 스승으로 보아 자신의 인연과 근기와 방식에 따라 자신의 길을 올바르게 선택하여 간다면 애욕의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자비란 무엇인가 자비란 밖으로 나가는 베풂이 아니라 내적으로 들어오는 희열같은 베풂이 아닌가 자신의 분수를 알고 자신을 잘 다둑거리고 지켜나감으로서 상대에게 스스로 진실되게 우러나오는 베풂이 된다 꽃이 누군가에 보여주기 위해 피는 것이 아니듯이 꽃을 피우는 식물이 스스로를 잘 가꿈으로서 자연스러운 향기가 나 남을 즐겁게 하고 끌어들이는 것과 같이 자비를 베푸는 보살행이란 스스로를 지키고 다스릴 때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며 이 행은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향이 퍼져 나올 수밖에 없다 만약 이렇게만 한다면 직장에서 돈 벌고 헌신하고 빨래하고 밥하는 일이 공덕을 성취하는 일이요 몸은 세속에 있지만 곧 출가 수행자라 하리라 마음공부라 하면 어떤 특별한 장소와 시간적인 것을 생각하게 되는데 현대인의 바쁜 생활을 생각한다면 멀리 갈 것이 아니라 가까운 우리들의 생활 가운데서 쉽게 생각하고 간단히 놓쳐 버리기 쉬운 여러 가지의 행위에서 원만한 생각의 흐름을 관조해 나갈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수행처를 찾는 것과 같다 돈을 벌기 위해서 직장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직장을 위해서 헌신을 하는 것이며 눈으로 사물을 보되 사물에 집착하지 않으며 귀로 소리를 듣되 소리에 집착을 하지 않으면 그것이 곧 해탈이다 이런 삶이 직장에서 행해진다면 이는 공양을 받을만한 인물이라 부수적으로 공양을 받는 것이다 처음엔 상당한 모순과 주의의 거부감 멸시 등으로 뼈아픈 경험을 할 지 모르지만 오히려 그러한 곳에서 의외로 묘한 마음의 상태를 체험할 수 있으며 에너지의 흐름을 느낄 수 있어서 자신의 의식을 외부로 유출시키지도 않고 내면의 깊은 곳까지 유도하여 자신의 깊은 곳에 내장되어 있는 창조적인 각성의 인자와 만날 수 있으리라 몸은 비록 세속에 있지만 세속에 물들지 않으며 스스로를 살펴서 스스로의 분수를 알고 스스로에게 성실히 하여 스스로를 지켜 나아가며 스스로를 완성시키는 것이 자비의 행임을 알고 우리 모두 출가 수행자가 되어보자 |
출처 : 안녕하세요. 손처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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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보시품 안내(10년 9월 현재.) (0) | 2010.09.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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